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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ne 16, 2020

“행복” “변신” “간절”…뮤지컬 '모차르트' 세 여주인공 3人3色 인터뷰 - 문화일보

sungguhviralaja.blogspot.com
- 베테랑 맏언니 김소향 “행복”
코로나에 공연 불투명한 상황…서로가 서로에 힘돼주며 연습

- ‘씨야’ 메인보컬 김연지 “변신”
연기는 나를 끝없이 깨는 것…또다른 자아 찾는 값진 경험

- ‘키스&크라이’ 출신 해나 “간절”
가수로 유명한 적 없었는데 부담감 껴안고 살면서 노력

“모차르트 생애와 음악을 담았는데, 결국은 우리 모두의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가족이든 연인이든 서로를 사랑하지만 표현 방법이 달라서 어긋나곤 하잖아요. 이번 작품에 눈물 버튼이 많아서 연습하면서 자꾸 울컥하게 되더라고요. 아버지 눈물을 보고 싶거나, 아들이 감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으면 함께 오셔요.”

배우 해나는 뮤지컬 ‘모차르트’를 연습하며 눈시울을 붉힐 때가 많았다고 했다. 함께 자리한 배우 김소향과 김연지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 세 배우는 16일 개막한 ‘모차르트!’ 10주년 공연에서 여주인공 콘스탄체 베버 역을 함께 맡았다. 김소향은 올해 뮤지컬 데뷔 20년 차의 베테랑으로 후배들의 롤모델이다. 앙상블에서 시작해 주역까지 올랐고, 미국에 유학해 브로드웨이 무대에도 섰다. 그룹 ‘씨야’ 의 메인보컬이었던 김연지는 지난해 ‘마리 앙투아네트’를 통해 뮤지컬 무대에 첫선을 보였는데, 강렬한 인상을 주며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자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역시 그룹 ‘키스&크라이’ 출신의 해나는 2017년 뮤지컬에 첫선을 보인 뒤 비중 있는 역할을 소화하며 인정을 받다가 이번 작품에 합류했다.

서울 대학로에서 만났을 때, 이들 세 배우는 시종 웃었다. 셋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그러다 가끔 눈시울을 붉히곤 했는데, 예컨대 김소향이 이런 말을 할 때였다.

“두 달 가까이 땀 흘리며 연습을 했어요. 그런데 바이러스 사태가 악화해 무대에 못 올라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지요. 모차르트와 콘스탄체 역할을 하는 배우들끼리 그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혹시 공연을 못 하는 상황이 와도 지금까지 연습한 걸 의미 있게 생각하자, 함께했다는 것을 행복하게 기억하자고요.”

해나는 런 스루 (run through·마지막 예행연습)를 할 때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의 엄홍현 대표가 무슨 말을 한다고 하기에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고 했다. “그런데 뒤로 미루긴 하더라도 반드시 무대에 올린다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이니 배우들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해주기를 바란다고 했어요. 마음이 몽글몽글해져서 집에 갈 때까지 눈물이 멈추지 않더라고요.”

김소향은 “공연 성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200여 명의 스태프를 이끌어 작품을 만든 제작사와 극장에 한없이 감사하다”고 했다.

김연지도 “시기가 시기인 만큼 무대가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며 “배우 모두 같은 마음이어서 간절함으로 연습했다”고 했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2010년 국내 초연 후 올해 10주년 특별 무대로 6번째 재공연을 한다. 음악 천재인 모차르트가 자유롭고 싶은 열망에 시달리며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모차르트의 아내인 콘스탄체 베버는 자신을 꾸미고 춤과 술을 즐기는 일상을 삶의 도피처로 삼지만, 내면이 여린 여자다. 남편에게 영감을 줘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고통받는다.

세 배우는 연습하는 동안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시간 경과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캐릭터의 내면 변화를 어떻게 제대로 표현해낼지가 큰 과제였다.

“이 역할을 세 번째 하는 소향 언니에게 계속 물었어요. 이렇게 하는 게 맞냐고. 선생님에게 숙제 검사받는 것처럼…. 헤헤.”(해나) “언니가 경력이 많아서 저희가 많이 뒤처질 텐데 잘 이끌어주셔서 정말 감사하죠.”(김연지) “후배들이 열심히 하는 게 너무 예뻐서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이 생겨요.”(김소향)

세 배우 중 막내인 해나는 인터뷰 내내 밝게 웃으며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했는데, 무대에 설 때마다 공포증이 있었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제가 가수로서 유명한 적이 없었잖아요. 그런데 뮤지컬에서 큰 역할을 자꾸 맡으니 부담감 탓에 너무 힘들었어요. 이젠 배우로서 이 정도 역할을 해내려면 부담감은 당연히 껴안고 살아야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최근 솔로가수로 앨범을 낸 김연지는 “가수는 노래에 감정을 담으면 되는데, 연기는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변화해야 하니까 나를 깨야 하는 어려움이 있더라”며 “내가 깨지면서 또 다른 나를 찾게 되는 값진 경험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 약속 시간보다 훨씬 일찍 온 그는 언행이 신중하면서도 남을 배려하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었다. 그는 아이돌 시절에 대중의 비난을 사지 않으려 매사에 절제하며 살며 억압감이 컸다고 토로했다. “내가 없다는 고민이 컸는데, 연기를 하면서 나를 찾아서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힘들지만, 보람도 그만큼 커요.”

김소향은 “뮤지컬 말고 다른 일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노력한 만큼 인정받지 못한 경우도 많았으나, 그 과정을 거쳐서 오늘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8월 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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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7, 2020 at 08:43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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